인디포럼1 Articles

  1. 2007년 05월 14일 Un/going Home
일 기 2007년 05월 14일 01시 25분

Un/going Home

인디포럼 개막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개막작 중 한 편인 Un/going Home 제작한 사람을 알고 있었고, 개막작에 선정된 것을 축하해주기 위해 갔다. Un/going Home은 '한국인 입양아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김혜진 님의 대한 다큐이다. 1년 동안 작업한 것을 다큐로 만들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면서도 러닝 타임을 줄이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라고 한다. 중간에 아찔했던 '대형사고'가 있기도 했다고.

이 다큐는 내겐 '고민'으로 다가왔다. 자막으로 모든 말이 나오고 있었고 그 말들은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막을 읽으면서 나는 자막을 해석하고 있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김혜진'이라는 사람과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타인과 대화할 때 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략 상정해 놓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의 배경을 이해하려고 한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은 자세한 설명보다는 그가 일상 속에서 느꼈던 감정들의 즉각적인 표현인 경우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배경'은 정말 다양하고 복잡하기에 내가 한 사람의 모든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설사 배경을 다 안다고 해도 그의 이야기를 다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근데, 나는 이 '배경' 중 무의식적으로 '어떤 성을, 혹은 성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판단/인식하고 대화를 하고 있단 사실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겐 낯선 성적 지향-성적 정체성을 지닌 김혜진 님의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얼마나 '양성' 이분법 체계에 갇혀 대화를 하고 생각을 해 왔는지 여실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 경험은 '그들도 사람이야'라고 자뭇 '쿨'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 경험(체험)은 '남성성'이란 주제로 생각과 글을 지속시키려고 하는 내겐 주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다.

우연히 웹 써핑을 하다 2005년 <한겨레21> 신윤동욱 기자가 김혜진 님을 인터뷰한 기사를 찾았다. 난 이 기사를 읽고 김혜진 님이 '트랜스젠더' 일뿐 아니라 '레즈비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나,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클릭)

Un/going Home 소개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Trackback url :: http://ugongisan.net/trackback/109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