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2 Articles

  1. 2008년 10월 31일 좌파 '지식인' 5인의 세계 금융위기 분석
  2. 2008년 01월 29일 [대학신문] 21세기의 사유 시리즈
본문에서 언급되는 글들을 읽어보면 이들의 입장을 더 분명히 알 수 있겠다.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는 것과 함께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오늘을 사는 것과 현 위기(공황)를 이해하는 것. 이것은 결코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며, 눈 밝게 귀 기울이고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때이다. (우공)


출처는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 ··· o%3D3157 .

세계 석학의 외침 “이제 행동보다 말을 할 때다”
촘스키·월러스틴·지젝 등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던 지식인이 현 경제위기에 대한 분석과 대안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자유·행복 추구의 평등한 권리를 외쳐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59호] 2008년 10월 27일 (월) 11:28:47 윤재설 (자유 기고가)
   
ⓒReuters=Newsis
지난 3월 반세계화 운동 단체인 ‘Attac’(국제금융거래과세연합) 회원들이 리히텐슈타인의 수도 파두츠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누구는 ‘금융의 대량살상무기’ 파생금융상품이 문제라고 했다.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의 유수 언론은 파생상품 규제에 반대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을 원흉으로 지목했다.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아서 레빗 전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의 이름도 나왔다.

부시 행정부의 구제금융안을 놓고는 우파 일각에서 ‘사회주의적’이라거나 ‘큰 정부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는 그동안의 정부 개입이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며 이참에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놓고 미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지식인들이 갖가지 분석을 내놓았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좌파 지식인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부동산 거품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아니라 그동안 금융자유화와 규제 완화라는 이름 아래 진행돼온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현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비판한다. 또한 월스트리트에 세금을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일상 공간인 메인스트리트를 구제하라고 주장한다.

노엄 촘스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명예교수는 위기의 직접 원인이 부동산 거품의 붕괴에 있는 것은 맞지만 그 뿌리는 지난 30년 동안 진행된 ‘금융자유화의 승리’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자유화 조처로 막대한 이익을 본 금융기관이 이제는 국가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며 월가의 이중적인 태도를 비판했다.

촘스키는 최근의 경제위기를 신자유주의나 자본주의의 종말과 연결 짓는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 대학 교수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자본주의가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끝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의 자본주의는 그냥 자본주의가 아니라 ‘국가 자본주의’이며, 미국의 경제 역시 국가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시장 근본주의가 추동한 금융자유화는 한 시대를 마감하겠지만 국가 자본주의 자체는 전혀 위협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미국 제국 몰락의 징후인가

반면 하워드 진 미국 보스턴 대학 명예교수는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해 “미국 제국의 몰락으로 향하는
   
ⓒ뉴시스
이매뉴얼 월러스틴
길목에 있는 주요 중간역”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지난 10월2일 영국의 일간 가디언 웹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2001년 9·11사태가 미국 제국 몰락의 첫 번째 징후라면 “무능과 탐욕이라는 두 가지 특징으로 유명한 거대 금융기관들에 납세자들이 낸 세금 7000억 달러를 쏟아붓기로 (공화·민주) 양대 정당이 서둘러 합의한 것”이 또 다른 징후라고 지적했다.

세계체제론을 주장해온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 대학 석좌교수는 지금의 경제위기가 단순한 경기침체(recession)가 아니라 전세계적 불황(depression)의 시작이라고 단언한다. 장기적인 수준에서 자본주의의 위기를 논해온 월러스틴은 10월15일 미국 빙햄턴 대학 페르낭브로델센터 홈페이지에 올린 논평을 통해 파생상품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석유 투기세력을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이며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월러스틴은 현재의 불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여러 저서에서 펴온 논리대로 장기적 수준의 헤게모니 주기와 중기적 수준의 콘트라티예프(경기 사이클) 파동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먼저 장기적인 헤게모니 주기를 보면 미국은 1873년 영국에 대항하는 국가로 떠오른 뒤 1945년 헤게모니를 완전히 구축했고, 1970년대 이후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월러스틴은, 미국의 헤게모니는 부시 대통령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추락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으며 미국이 여전히 강대국이지만 수십 년 안에 힘이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 질서는 좋은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콘드라티예프 파동은 이와 좀 다른데 세계경제는 1945년 이후 기록적인 호황 국면을 이어가 1967~1973년 최정점을 찍은 후 하향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 하향세는 그전과 달리 오래 지속되어왔다.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이사회, 국제통화기금(IMF), 유럽과 일본의 협력자들이 주기적으로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게 월러스틴의 설명이다.

1987년 주가 폭락, 1989년 저축대부조합 파산,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1998년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 사태, 2001~2002년 엔론 사태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은 세계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고 그 덕분(?)에 콘트라티예프 하강 국면이 길어졌을 뿐이다. 월러스틴은 하지만 이같은 개입에는 본질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결국 지금 그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한다.

   
ⓒFlickr
슬라보예 지젝
월러스틴의 전망은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다. “현재의 체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그것을 대체할 새 질서는 무수한 개별 투쟁의 결과일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어떤 질서인지를 예측할 수는 없다. 그것은 자본주의 체제는 아닐 것이지만 양극화되고 위계적인 더 나쁜 것일 수도 있고, 비교적 민주적이고 평등한 더 좋은 것일 수 있다. 새로운 체제를 선택하는 것이 지금 시기 지구적 차원에 벌어지는 주요 정치투쟁이다.”

미국의 저명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이자 <먼슬리 리뷰> 편집장인 존 벨라미 포스터는 더 급진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포스터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본주의 역사상 극심한 위기 중 하나에 직면했다. 대공황 이후 자본주의 세계에서 이렇게 나쁜 적이 없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위기는 “금융시장에 돈을 쏟아붓거나 금리를 낮춘다고 해결될 수 있는 유동성 위기가 아니며 ‘미국식’ ‘자유시장’ 금융자본주의 모델의 총체적인 몰락의 징조이다”라고 평가한다.

부자들 도와주는 게 사회주의?


그는 또 미국과 유럽의 은행 국유화를 사회주의나 급진주의로 혼돈해서는 안 되며 그것은 단지 “전면적인 부채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취한 임시 조처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포스터는 지금의 경제위기에 따른 고통이 온전히 노동자 계급의 몫일 수밖에 없으며 좌파는 “고장난 체제를 수리하려 들 게 아니라 경제 피라미드의 맨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의 비판도 흥미롭다. 지젝은 <런던서평> 웹사이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1년 9·11 직후와 2008년 경제위기 이후 미국민에게 한 연설에서 공통점을 끄집어낸다. 부시 대통령이 두 연설에서 모두 미국적 삶의 방식에 대한 위협, 그리고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신속하고도 단호한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지젝은 또한 부시 대통령이 미국적 가치―9·11 당시에는 개인의 자유 보장, 지금은 시장 자본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바로 그 가치들을 부분적으로 보류할 것을 미국 국민에게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Flickr
노엄 촘스키
제금융안을 놓고 벌어진 ‘사회주의’ 논란에 대해 지젝은 “금융구제안이 정말로 ‘사회주의적’인 조처라면 아주 기발한 것”인데 “왜냐하면 가난한 이들이 아니라 부자들을, 돈을 빌리는 쪽이 아니라 빌려주는 쪽을 도와주는 것이 목적인 ‘사회주의적’ 조처이기 때문”이라며 코웃음을 쳤다. 그는 “자본주의를 수호하는 데 복무한다면 ‘사회주의’도 괜찮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지젝은 국가의 개입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현재 금융위기마저도 사실은 국가 개입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2001년 닷컴 버블 붕괴에 대한 대책으로 금리를 내려 부동산으로 자금을 끌어들인 결과 현재의 금융위기가 왔다는 것이다. 그가 든 아프리카 말리의 예는 자유시장의 실체를 잘 보여준다. 말리에서는 면화 재배와 축산업이 가장 규모가 컸는데 서구 열강이 자신들은 지키지 않는 규칙을 강요하는 바람에 두 산업 모두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 면화재배 농가를 보호하는 데 말리의 1년 국가예산보다 많은 돈을 지출하고, 유럽연합은 또 1년에 소 한 마리당 5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젝이 여기서 강조하고자 한 것은 시장은 전혀 중립적이지 않으며 항상 정치적 결정에 의해 규제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진짜 딜레마는 ‘국가 개입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국가 개입이냐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가 보기에 이것이야말로 진짜 정치, 즉 우리 삶을 지배하는 조건을 규정하는 투쟁이다. 지젝은 금융구제안을 놓고 벌이는 토론은 우리의 사회적·경제적 삶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며 “이제 행동을 할 게 아니라 말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하워드 진도 ‘자유시장’이라는 환상을 깨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한 번도 자유시장을 가져본 적이 없고 정부의 개입은 항상 있어왔다는 것이다. 그는 “7000억 달러를 부실 금융기관에 지원할 것이 아니라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주는 것이 대안이다”라며 주택 소유자가 모기지론을 갚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연방 고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86세인 노장 역사학자는 또 이렇게 말했다.

“독립선언문이 약속한 것, 바로 만인의 생명·자유·행복 추구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을 선동하고 조직하라. 그런 과감한 접근만이 미국을, 제국이 아닌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미국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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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학신문의 기획기사 <21세기의 사유> 전체 글을 한 번에 볼 수 있게 링크해두었습니다.
참조하세요.

기사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1-24 평등의 원리에 대한 옹호  [진태원, 자크 랑시에르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045

11-17 무위(無爲)의 공동체  [박준상, 장 뤽 낭시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990

11-10 포스트모던에 맞서 이성적 사유의 복권을 꾀하다  [나종석, 비토리오 회슬레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921

11-03 ‘제국’에 대항하는 대중,‘제국’을 넘어서는 대중  [윤수종, 안또니오 네그리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861

10-13 ‘새로운 인간’ 향해 계몽을 계몽하자  [김석수, 페터 슬로터다이크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799

10-06 ‘이동’으로서의 비평  [조영일, 가라타니 고진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784

09-22 해체주의 시대에 보편적 ‘진리’ 가능성 제시해  [홍기숙, 알랭 바디우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705

09-15 우리는 호모 사케르, 그러나 저항의 가능성은 도처에 있다  [양창렬, 조르지오 아감벤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653

09-08 섹스ㆍ젠더ㆍ섹슈얼리티, 제도담론의 권력 효과일 뿐  [조현순, 주디스 버틀러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586

09-01 철학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다시 정의하는 것  [이현우, 슬라보예 지젝 소개]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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