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포럼 개막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개막작 중 한 편인 Un/going Home 제작한 사람을 알고 있었고, 개막작에 선정된 것을 축하해주기 위해 갔다. Un/going Home은 '한국인 입양아 트랜스젠더 레즈비언' 김혜진 님의 대한 다큐이다. 1년 동안 작업한 것을 다큐로 만들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면서도 러닝 타임을 줄이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라고 한다. 중간에 아찔했던 '대형사고'가 있기도 했다고.
이 다큐는 내겐 '고민'으로 다가왔다. 자막으로 모든 말이 나오고 있었고 그 말들은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자막을 읽으면서 나는 자막을 해석하고 있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김혜진'이라는 사람과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타인과 대화할 때 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대략 상정해 놓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의 배경을 이해하려고 한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사람들이 하는 말은 자세한 설명보다는 그가 일상 속에서 느꼈던 감정들의 즉각적인 표현인 경우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배경'은 정말 다양하고 복잡하기에 내가 한 사람의 모든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설사 배경을 다 안다고 해도 그의 이야기를 다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근데, 나는 이 '배경' 중 무의식적으로 '어떤 성을, 혹은 성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판단/인식하고 대화를 하고 있단 사실을 알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겐 낯선 성적 지향-성적 정체성을 지닌 김혜진 님의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내가 얼마나 '양성' 이분법 체계에 갇혀 대화를 하고 생각을 해 왔는지 여실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 경험은 '그들도 사람이야'라고 자뭇 '쿨'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 경험(체험)은 '남성성'이란 주제로 생각과 글을 지속시키려고 하는 내겐 주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다.
우연히 웹 써핑을 하다 2005년 <한겨레21> 신윤동욱 기자가 김혜진 님을 인터뷰한 기사를 찾았다. 난 이 기사를 읽고 김혜진 님이 '트랜스젠더' 일뿐 아니라 '레즈비언'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 개막작 2. Un/going Home | 김영란 | 2007 | 34분 | DV | color | Documentary
시놉시스우리에게 Home 이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 나에게 안락과 휴식을 주는 공간, 나에게 끊임없는 피로를 가져다 주는 공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봐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 집, 마음의 고향, 나를 키운 곳, 버리고 다시 새로이 찾고 싶은 곳..., 각자에게 다양한 의미를 지녔을 거라 믿는다.
혜진에게 Home은 어디일까?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쳤다, 라는 그녀가 쓴 시의 한 구절이 스쳐간다. 입양인, 트렌스잰더, 레즈비언, 성노동자... 이 사회에서 주변부라 일컬어지는 여러 가지 것들을 지고 살고 있다. 그녀에게 Home은, 지금 살고 있는 암스테르담일 수 도, 오래 전 자신이 태어난 땅인 한국일 수도, 수술을 받고 자리 잡은 몸일 수도, 자신을 이해하는 여자 친구의 존재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녀가 자신의 “뿌리 혹은 한 줄기를 찾아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이야기. 입양 기관 방문, 퀴어 페스티발 참가,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의 성 노동 문제 토론, 광주로의 짧은 여행, 한국인 친구들과의 만남 등으로 스케줄을 가득 채웠던 혜진, 과연 혜진은 한국에서 또 다른 안락감을 찾을 수 있었을까?
연출의도술에 취한 밤, 이태원의 길거리에서 “내가 누구인가와 관계 없이 즐겁고 싶었다”라고 토로한 혜진의 지나는 말이 가슴을 울렸다. 한국인, 여자, 이성애자... 태어나자마자 부여 받고 간주 당하고 자기 것인 양 인지하고 마는 정체성의 문제가 실은 아주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 그렇지만 그것이 개인에게 지워 주는 짐은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이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이란 실로 얼마나 어렵고 이상적인 것인지. 그래도 버리지 않는 이상, 이 작품에 그에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
STAFF오프닝애니메이션 : 결
Filmography다큐멘터리로 세상을 고민하고 소통하고 싶은 사람
영화 소개 출처: 인디포럼 홈피
http://www.indieforum.co.kr/etc/ope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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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갈수도 있겠어. 사회운동포럼 버리고-_-;;;;
아쉽지만 난 사회운동포럼 때문에 못 갈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