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원래 그래2 Articles

  1. 2007년 03월 01일 퍼즐 맞추기
  2. 2007년 02월 26일 『남자의 원래 그래?』를 읽다, 울다. (2)
공 부 2007년 03월 01일 23시 32분

퍼즐 맞추기

『남자는 원래 그래?』, 『남자의 탄생』을 읽고/읽으며 나는 내 자신의 섹슈얼리티 역사를 쓰고 있다. 『남자의 탄생』은 어린 시절에 그 분석 시기가 맞춰있다면 나는 중학교 이후나 대학 시절이 아직까지는 주를 이루고 있다. 내 성욕과 남성과 여성의 섹슈얼리티의 차이에 대한 생각, 페미니즘을 처음 만났을 때 들었던 고민들은 어느 정도 썼고, 이제 ‘지식에 대한 권력욕과 굴복’, ‘아버지 부재 시기와 나’ 등은 좀 더 생각을 정리해서 써야 한다.

기억과 생각은 퍼즐을 맞추듯이 이어지고 있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퍼즐 조각처럼 손에 들고 ‘나’라는 퍼즐판을 보며 한참을 고민하다 적절한 곳에 올려둔다. 물론 조각의 위치가 잘못된 듯 하여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지금은 자리 잡은 것 같은 조각들이 다시 언제 자리가 바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전체 그림이 맞춰질 때 그 조각들은 옆의 조각들과 함께 뭔가를 말해주지 않을까.

첫 번째 조각판이 나의 섹슈얼리티 혹은 나의 남성성이라면 두 번째 판은 ‘남성과 페미니즘’이다. 이 두 판은 크게는 이어져 있지만 그 구분은 명확한다.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을 하기 전과 후는 절대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설사 이전의 행동을 반복하더라도 그것은 내게 다르게 자리 잡는 만큼, 같은 반복이 아니다.

글과 생각이 잘 풀리는 날은 기쁘고 그렇지 않은 날은 우울하고 몸도 무겁다. 이런 것을 반복하는 요즘, 비록 일희일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를 악물고 있다. 절대 멈춰서는 안 된다. 내 스스로에게 양보하지 말자. 봐줄 만큼 많이 봐주지 않았는가. 이렇게 악물고 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url :: http://ugongisan.net/trackback/77

댓글을 달아 주세요

모리오카 마사히로『남자의 원래 그래?』는 "남성이 자신의 성 이야기를 '나'라는 주어를 통해 이야기했다"는 점이 특징인 책이다.

애초에는 이 책에 대한 긴 서평을 쓰려고 했지만 그것보다는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나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는 글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은 이 책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에 소개하고, 그 계기로 책을 번역한 김효진 님의 블로그에 올린 서평을 참조해주길. 그리고 일본의 페미니스트 우에노 치즈코의 짧은 서평도 볼 수 있다.

[유유]남자의 몸을 사랑하기 위해서: <느끼지 못하는 남자> 서평(1)
(*<남자는 원래 그래?>라는 한글판 제목은 일어판 <느끼지 못하는 남자>의 제목을 바꾼 것이다.)

이 글 이외에도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카테고리에는 김효진 님(유유 님)의 이 책에 대한 다른 글들과 한국 사회와 문화를 바라보는 글들이 있으니 그 글들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이 책의 '남성 불감증'에 관한 부분은 동감할 수 있지만 제복 페티시즘과 롤리타 콤플렉스는 내겐 없는 욕망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글을 보면서 계속 '나는, 나는 어땠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내 과거에 있었던 성과 관련된 사건들과 그 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어느새 내 손은 컴퓨터 키보드에 올려져 있었고, 책을 읽다가 나의 경험에 대한 글을 쓰고, 다시 책을 읽다가 다시 나의 경험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제복 페티시즘과 롤리타 콤플렉스가 '내겐 없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대학 때 만난 페미니즘에 대한 경험과 활동 때문이다. 아마 페미니즘이 없었다면 지금 내 성욕과 여성에 대한 내 감정들이 얼마나 더 비틀어져 있었을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나는 어떤가'라는 글을 현재 쓰고 있지만 그 글을 내 블로그에 올리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 글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래서 어떤 결론을 낼 수 있을지,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글을 다쓰고 나서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떤가'라는 글을 쓰다, 모리오카 교수의 책을 보다 몸이 아프고, 울었다. 몸이 왜 아팠는지는 모르겠지만 울어버린 이유는 나의 글을 읽어주겠다고, 나의 섹슈얼리티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페미니스트 여성 친구(들)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나를 '페미니스트 남성'으로 생각해주는 그 친구들이 없었다면 내가 과연 나의 남성성을 나의 섹슈얼리티의 형성 과정을 바라보려고 했을지, 그리고 그에 관한 글을 써서 그녀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라고 생각하면 <절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페미니스트 남성'이라고 한들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적 행동과 생각에서 자유롭게 벗어나 있을 턱이 없는데, 나를 신뢰해주는 그녀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고맙다>라는 말에서 멈추면 그건 다시 '권력을 지닌 남성'에서 멈추게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를 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내가 좀 더 들어야 할 여성들의 말이 많은 현실에서 <고맙다>라는 말만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몸이 아프고, 우울함에 눈물이 흘러도 '나는 어떤가'라는 글을 쓰고, 남성과 페미니즘, 남성성에 대한 고민을 끈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지금 이 글에 다 담을 수 없는 글들을 다 말하겠다.

서평들
[배은경] <남자는 원래 그래?>를 읽고
[김소희의 오마이섹스] 쉬운 남자
[일다/김윤은미] 여성학대적인 남성의 마음을 파헤치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Trackback url :: http://ugongisan.net/trackback/74

  1. Subject : 남자는 원래 그래?를 읽다가,

    Tracked from merry-go-round 2007년 03월 01일 16시 31분  삭제

    모리오카 마사히로의 [남자는 원래 그래?]를 읽고 있다. 남성들의 섹슈얼리티가 어떠 어떠한 모양을 하고 있다라는 것은 너무도 뻔하게 잘 알고 있다.라고 늘 생각해왔던 것 같다. 나는 여성=피해자/남성=가해자라는 도식에 늘 익숙해져있었고, 남성들은 (당연히도 성적으로)욕망하는 존재라는 전제가 늘 자리하고 있었다. 책에서는 '남성 불감증'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남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통념과 그것의 귀결로 남..

  2. Subject : 나의 남성성:『남자는 원래 그래?』를 읽고

    Tracked from ENCUENTRO 2007년 03월 16일 09시 46분  삭제

    *이 글은 앞으로 계속 '진행형'이 될 것이다. 다른 제목의 글을 독립적인 형식으로 쓴다고 할 지라도 나의 글은 이 글과 함께 이해될 때 온전히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써 놓은 것들보다 쓰고 싶은 생각들이 많지만 생각을 정리하여 찬찬히 글을 써 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지속적인 과제로 남겨둔다. 글을 다시 읽을수록 고민의 부족함으로 민망하지만 내 고민에 지속을 위해 올려둔다. ==============나의 남성성- 『남자는 원래 그래?』를..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토요일날 봐서 좋았습니다. 영화도 그렇고, 영화를 보고 난 이야기도 그렇고, 맛난 저녁도 그렇고, 봄밤을 흉내내던 저녁 공기도 그렇고- 갈수록 우공이란 존재가 참 소중하네요.
    계획한 많은 일들,에 치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2007년 02월 26일 13시 31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저도 토요일에 봐서 좋았어요. 루냐와 만나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가 술술 나와 놀라곤 해요. 제게도 루냐라는 존재가 참 소중합니다.
      안 그래도 요즘 계획한 일들에 치이지 않기 위해 시간을 쪼개가면서 쓰고 있어요. 계획한 것들을 따라 간다고 헉헉 데지 말고, 계획한 것들이 부디 나를 따라와야 할텐데...기도에 힘낼께요^^

       댓글주소  수정/삭제 2007년 02월 26일 13시 48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