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오카 마사히로『남자의 원래 그래?』는 "남성이 자신의 성 이야기를 '나'라는 주어를 통해 이야기했다"는 점이 특징인 책이다.
애초에는 이 책에 대한 긴 서평을 쓰려고 했지만 그것보다는 저자가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나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는 글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은 이 책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에 소개하고, 그 계기로 책을 번역한 김효진 님의 블로그에 올린 서평을 참조해주길. 그리고 일본의 페미니스트 우에노 치즈코의 짧은 서평도 볼 수 있다.
[유유]남자의 몸을 사랑하기 위해서: <느끼지 못하는 남자> 서평(1)
(*<남자는 원래 그래?>라는 한글판 제목은 일어판 <느끼지 못하는 남자>의 제목을 바꾼 것이다.)
이 글 이외에도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카테고리에는 김효진 님(유유 님)의 이 책에 대한 다른 글들과 한국 사회와 문화를 바라보는 글들이 있으니 그 글들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이 책의 '남성 불감증'에 관한 부분은 동감할 수 있지만 제복 페티시즘과 롤리타 콤플렉스는 내겐 없는 욕망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글을 보면서 계속 '나는, 나는 어땠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내 과거에 있었던 성과 관련된 사건들과 그 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어떻게 표출되고 있는지를 고민하게 되었다. 어느새 내 손은 컴퓨터 키보드에 올려져 있었고, 책을 읽다가 나의 경험에 대한 글을 쓰고, 다시 책을 읽다가 다시 나의 경험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제복 페티시즘과 롤리타 콤플렉스가 '내겐 없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대학 때 만난 페미니즘에 대한 경험과 활동 때문이다. 아마 페미니즘이 없었다면 지금 내 성욕과 여성에 대한 내 감정들이 얼마나 더 비틀어져 있었을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나는 어떤가'라는 글을 현재 쓰고 있지만 그 글을 내 블로그에 올리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 글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래서 어떤 결론을 낼 수 있을지,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글을 다쓰고 나서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떤가'라는 글을 쓰다, 모리오카 교수의 책을 보다 몸이 아프고, 울었다. 몸이 왜 아팠는지는 모르겠지만 울어버린 이유는 나의 글을 읽어주겠다고, 나의 섹슈얼리티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페미니스트 여성 친구(들)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나를 '페미니스트 남성'으로 생각해주는 그 친구들이 없었다면 내가 과연 나의 남성성을 나의 섹슈얼리티의 형성 과정을 바라보려고 했을지, 그리고 그에 관한 글을 써서 그녀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라고 생각하면 <절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페미니스트 남성'이라고 한들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적 행동과 생각에서 자유롭게 벗어나 있을 턱이 없는데, 나를 신뢰해주는 그녀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고맙다>라는 말에서 멈추면 그건 다시 '권력을 지닌 남성'에서 멈추게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를 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내가 좀 더 들어야 할 여성들의 말이 많은 현실에서 <고맙다>라는 말만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몸이 아프고, 우울함에 눈물이 흘러도 '나는 어떤가'라는 글을 쓰고, 남성과 페미니즘, 남성성에 대한 고민을 끈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지금 이 글에 다 담을 수 없는 글들을 다 말하겠다.
서평들
[배은경] <남자는 원래 그래?>를 읽고
[김소희의 오마이섹스] 쉬운 남자
[일다/김윤은미] 여성학대적인 남성의 마음을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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