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은 작가의 이름은 종종 볼 수 있었다. 지난주 토요일 <한겨레> '책과 지성' 란에서는 만인보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그 이전에는 노벨상 수상을 둘러 싼 이야기들에서 '고은'이란 이름이 등장했었다.
고은의 작품을 뭐 하나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어 강의를 듣기 전에 약간 망설이기도 했었다. '작품을 읽고, 비평 강좌를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강의를 듣고 나서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아마 작품을 읽었다면, 특히 어제 강좌의 주요 텍스트인 『화엄경』을 읽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제 강좌로 고은의 작품을 읽어 봐야 겠다는 강한 자극을 받았고, 이렇게 비평을 먼저 접하고 작품을 읽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영화를 볼 때 리뷰내지는 비평을 먼저 접하고 영화를 보는 경우가 내게 그렇게 낯선 경우는 아니었던 것 같다.
어제 강좌 중 내가 가장 좋았던 것은 고은과 베르그송, 들뢰즈가 만나는 지점이었다. 조금 단순화하면 베르그송과 고은은 '물(질) 혹은 事=이미지'라는 생각에서는 생각을 공유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空'을 '無'로 본다는 점에서는 들뢰즈와 차이를 보인다. '空'은 들뢰즈에게는 잠재력(virtual)으로 읽힐 수 있으며, 이것은 '無'가 아니라 '흐름', '에너지' 등처럼 '힘'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런 강좌 내용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이번 강좌를 통해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불교 경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이다. 고등학교 때 절에 놀러다니기만 했던(^^) 나로써는 불교 경전 및 부처의 사상을 잘 모른다. 하지만 고은 작품이 한국 불교 문학의 흐름을 잇고 있기 때문에 불교의 사유들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경전 『화엄경』과 <해인도>에 대해서는 언제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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