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기행』이후 서경식의 두 번째 책이다. 그의 글쓰기는 쉬우면서도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도 쉽게 읽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언급되는 사람들의 삶이 '쉽게'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파시즘, 제국주의 등에 목숨을 걸고, 어쩔 때는 목숨을 버리며 치열하게 싸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들의 사상에 민족(국가)주의의 그늘이 보이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싸운 그들의 삶에서는 배울 것들이 많다. 오늘자 <한겨레>에 문학평론가 권성우가 '근대문학의 종언' 논쟁에 대해 쓴 글을 보면 다음과 같은 부분이 있다.

"이 시대의 어떤 시나 소설보다도 우리 사회의 현실에 밀도 깊게 대응하면서 ‘타자’와 ‘소수자’에 대한 연대와 공감을 감동적으로 환기시킨 서경식의 탁월한 산문(<시대를 건너는 법> <디아스포라 기행> <프리모 레비를 찾아서> 등등)에 대한 본격비평을 본 적이 있는가? "

오늘날 한국 문학의 위기는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과 현실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위와 같은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관점이라고 생각했다. 서경식의 글에는 이 시대의 문제들을 통렬하게 지적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글을 읽으며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의 시대 진단은 '암울의 정서'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성찰에 이 시대의 문제들을 고민하지만 이 시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그 성찰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조금 더 조심히 읽으며 고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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