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에 대한 흥미로운 책이 한 권 번역되었다. 키스 포크너(Keith Faulkner)의 <들뢰즈와 시간의 세 가지 종합>이라는 책으로, 들뢰즈의 시간론에 대한 연구서이다. 자세한 소개는 아래 가져온 알라딘에 올라온 출판사의 소개를 참조하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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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이후의 철학적 성과를 집성하고 있는 <리좀 총서>의 다섯번째 권인 이 책은 들뢰즈의 시간론을 무의식적 층위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는 연구서이다. 본체적·능동적인 주체를 주장하는 칸트의 이론을 의문에 부치며 프로이트를 통해 들뢰즈의 수동적 종합을 해설하여 들뢰즈 연구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책이다.

들뢰즈 시간론에 대한 본격적인 해설서!!
무의식의 주체 이론으로 칸트의 종합 이론을 넘어서다!

키스 포크너(Keith Faulkner)의 <들뢰즈와 시간의 세 가지 종합>은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2장(반복론=시간론)에 대한 본격적인 해설서이다. <차이와 반복>을 조금이라도 읽어 본 독자라면 서구의 철학사를 가로지르며 ‘동일성, 존재, 일자(一者)’를 ‘차이, 생성, 다자(多者)’로 전복시킨 들뢰즈의 (천재적인) 사유에 공감하면서도 그리 친절하지 않은 설명 탓에 읽는 데 애를 먹었을 것이다. 더욱이 <차이와 반복>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2장은 칸트, 후설, 흄, 베르그손, 니체, 프로이트, 프루스트 등의 논의들을 가로질러 독특한 시간론으로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마치 비문(秘文)을 읽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 점에서 <차이와 반복>의 시간론에 대한 해설서가 번역되었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반갑기만 하다.

사실 <차이와 반복>의 시간론에 대한 해설서는 국내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들뢰즈의 시간론은 주로 <시네마>의 운동-이미지나 시간-이미지를 중심으로 소개되어 왔다. 반면에 <차이와 반복>의 시간론은 흔히 ‘차이의 반복’ 혹은 ‘차이를 동반한 반복’ 등의 다소 뭉뚱그려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쉽게 지나쳐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들뢰즈의 사상은 정작 ‘시간 없는 시간론, 생성 없는 생성론’이라는 기묘한 형태로 국내에 유통되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시간의 부재는 들뢰즈의 사상을 주로 (시간이 배제된) 공간론적 ‘차이’로 환원시켜 버리는 반(反)들뢰즈적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생성과 시간을 결여한 차이(difference)는 동일성의 반립으로 정의되거나, 기껏해야 (선험적) 항들 사이의 항차(項差)에 머물 뿐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들뢰즈가 말하는 차이생성(differentiation)은 반복을 관조하고 수축하는 애벌레 자아들을 통해 풍요롭게 전개된다.

들뢰즈 이후의 철학적 성과를 집성하고 있는 <리좀 총서>의 다섯번째 권인 이 책은 이와 같이 ‘차이와 반복’에 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무의식적 층위의 관점에서 주체의 시간의 종합 이론을 독창적으로 해석해 내고 있다. 프로이트는 들뢰즈에 관한 연구 중 아직까지 깊이 있게 다루어지지 못한 성역이었다. 지금껏 베르그손이나 니체, 스피노자와의 관계에만 한정되어 다루어졌기 때문에 우리는 그의 핵심 논의 중 하나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들뢰즈가 말하는 ‘시간적 주체론’의 핵심에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프로이트와 들뢰즈의 상관관계, 특히 프로이트의 개념과 연구성과를 활용한 들뢰즈의 독창적인 사유의 전개를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키스 안셀-피어슨이 말한 바와 같이 “들뢰즈 연구자와 학생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며, 시간의 철학에 흥미를 갖고 있는 이들에게 보답을 줄 책이다”.

이 책의 특징 : 프로이트를 등에 업은 들뢰즈
포크너는 이 책의 전체적인 논의를 수동적 종합의 정신분석학적 맥락을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면에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프로이트이다. 그동안 <안티 오이디푸스>라는 표제에서 미루어보듯 들뢰즈와 프로이트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생각해 왔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포크너는 시간의 세 가지 종합을 논하는 상당수의 주석들이 주로 흄, 베르그손, 니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며, 프로이트와 들뢰즈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사실 프로이트 없이 들뢰즈의 사상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프로이트를 무시하고서는 들뢰즈가 말하는 ‘옷 입은 반복’이란 불가능하고, 들뢰즈를 일방적이고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가 유기체적 층위만을 가지고 주체를 설명하려 한다면, 무의식적 층위를 중심으로 다른 층위들이 함께 엮이면서 작동하는 복잡한 주체의 형성과 그로 인한 시간의 발생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즉 주체라는 것 자체가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시간 속에서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과정을 통해 구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프로이트의 ‘유아 성욕론’과 신경학적 맥락은 <차이와 반복>의 시간론에서 중추적인 요소를 이루고 있다(2장 참조).

포크너는 들뢰즈의 저작들과 프로이트의 저작들을 꼼꼼하게 독해하면서 어떤 면에서 프로이트와 들뢰즈 간에 영향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신분석학의 층위에서 펼쳐지는 들뢰즈의 시간론을 독창적으로 연구해 낼 수 있었다. 그 중 프로이트의 초기작인 <과학적 심리학 초고>에서 사용되었던 용어와 들뢰즈가 펼치고 있는 개념들의 상관관계를 읽어 내고,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토템과 터부> 등에서 들뢰즈가 시간과 관련하여 사용하는 ‘강요된 운동’, ‘공명’과 같은 용어와 ‘순수사건’ 이론 등을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한다. 그리고 이것이 본체적·능동적인 주체를 주장하는 칸트의 이론을 의문에 부치는 들뢰즈의 수동적 종합의 한 축을 이루고 있음을 증명해 낸다.

이 책의 구성 : 들뢰즈의 수동적 종합을 밝히다
포크너의 책 <들뢰즈와 시간의 세 가지 종합>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1장에서는 칸트의 시간의 세 가지 종합을 들뢰즈가 어떻게 비판하고 (수동적 종합으로) 재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칸트의 능동적 종합 아래에서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수동적 종합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2장에서는 성욕과 관련된 시간의 수동적 종합, 즉 수동적 종합의 정신분석학적 층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는 시간의 발생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성욕(sexuality)과 자아 형성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3장에서는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에서 ‘생물심리학적 삶’이라고 부르는, 수동적 종합의 신경학적 층위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들뢰즈가 수동적 종합을 생물심리학적 맥락으로 탈바꿈시킨 대목들을 (프로이트를 동원해)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4장에서는 시간의 텅 빈 형식과 관련된 시간의 정적 발생과 니체의 영원회귀론을 다루고 있다. 특별히 해럴드 로젠버그(Harold Rosenberg)의 등장인물 변화와 드라마 이론들을 사용해 니체의 영원회귀에 대한 해석을 이끌어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들뢰즈에게 미친 동시대의 세 가지 영향들, 즉 구조주의, 하이데거, 현대소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 들뢰즈 시간론에 대한 치밀한 분석가
키스 포크너는 국내에 <싹트는 생명>의 저자로 잘 알려진 키스 안셀-피어슨의 제자이기도 하다. 그는 영국 워릭대학교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을 토대로 2006년에 이 책을 출간하였는데, 그때까지 이렇게 상세하고 치밀하게 <차이와 반복>의 시간론을 설명한 해설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국내 외의 많은 들뢰즈 연구자들의 찬사와 함께 그들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하였다. 아직까지도 이 책에 버금가는 <차이와 반복>의 시간론에 대한 해설서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그는 또한 2007년 말에도 <시간의 힘>(The Force of Time : An Introduction to Deleuze through Proust)이라는 무게감 있는 저작을 발표해 들뢰즈 시간론에 대한 연구를 계속 이어가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철학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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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강좌
26일 한정헌 선생님의 니체 강좌가 오후 3시부터 5시 40분까지 열정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한정헌 선생님은 ‘오늘의 니체: 들뢰즈의 니체’라는 제목으로 강좌를 진행하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공부하고자 하는 니체는 ‘어제의 니체’가 아닌 ‘오늘의 니체’=새로운 니체이다.”라고 시작된 강의는 어렵지만 무척 흥미로운 강좌였습니다. 한정헌 선생님은 봄 학기에 시작되는 <『천 개의 고원』으로 들뢰즈와 가따리의 철학 맛보기> 첫 번째 강좌 <1947년 11월 28일 ― 기관 없는 몸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도 강의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감사감사^^)

세미나 ‘스피노자 편’과 특강!
이제 세미나는 베르그송과 니체를 지나서 스피노자로 접어듭니다. 2월 2일 오후 2시 30분-5시까지는 『들뢰즈 사상의 진화』「3장 스피노자적 실천: 긍정과 기쁨」 첫 번째 세미나가 진행됩니다. 책은 208쪽 읽어 오시면 됩니다. 스피노자 편 특강은 2월 23일 토요일 오후 3시-5시까지 있을 계획입니다. 강좌는 들뢰즈의 『스피노자의 철학』(민음사, 2001)을 옮기신 박기순 선생님께서 해주실 것입니다. (역시 이 강좌도 다지원 특강으로 15,000원을 내시면 수강하실 수 있어요.^^)

참고할 도서들
들뢰즈의 스피노자 연구 주저는 두 권입니다.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인간사랑, 2003)는 그 분량부터가 압박입니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도서이지요. 『스피노자의 철학』(민음사, 2001)은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정말일까요?^^) 들뢰즈-스피노자 혹은 스피노자-들뢰즈를 공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외에 들뢰즈가 쓴 스피노자에 관한 글은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에 「4. 스피노자, 그리고 마르시알 게루의 일반적 방법」, 「5. 스피노자와 우리」 등 두 편이 실려 있습니다.
   

스피노자의 책은 『에티카』(서광사, 2007, 개정판), 『신학-정치론』(책세상, 2002), 『국가론』(서문당, 2001)이 번역되어 있습니다. ‘에티카’의 경우 “총5부로 구성된 원문에서 각 부의 논점과 전체적인 연관관계를 핵심적으로 드러내는 서문이나 부록(제2부의 경우는 정리 49 ‘지성과 의지의 동일성’ 논제)을 발췌 번역했다”는 『에티카』(책세상, 2006)도 있습니다.
     

스피노자 연구서는 많습니다. 최근 스피노자 연구가 활발하게 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우리 교재의 지은이 마이클 하트와 『제국』과 『다중』을 함께 쓴 안또니오 네그리의 스피노자에 관한 책 두 권이 있습니다. 『전복적 스피노자』(그린비, 2005), 『야만적 별종』(푸른숲, 1997)이 그것입니다. 에티엔 발리바르의 『스피노자와 정치』(이제이북스, 2005), 피에르 마슈레의 『헤겔 또는 스피노자』도 있는데, 오늘날 주목받는 (정치)철학자들의 묵직한 스피노자 ‘연구’서입니다. (언젠가 ‘오늘날의 스피노자’라는 주제로 세미나 및 강좌를 기획해야겠네요.)
       

나열된 책만으로도 부담 ‘팍팍’되지만 차근차근 열심히 해 보아요~~!! 스피노자여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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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출처는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9306 이다. 줄은 내가 친 것이다. - 우공


들뢰즈와 푸코는 니체를 어떻게 오해했나 
독일학자 레만, '포스트모던적 좌익 니체주의'에서 비판
 
 2006년 03월 08일 (수) 00:00:00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들뢰즈와 푸코의 니체 이해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박찬국 서울대 교수(철학)가 서울대 인문학연구원이 펴내는 '인문논총' 최근호(제54집)에서 발표한 '들뢰즈와 푸코의 니체 수용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에서 그 실상을 확인할 수 있다.


박 교수의 이 글은 독일의 학자 레만의 2004년 저서 '포스트모던적 좌익 니체주의'에 대한 서평이다. 박 교수는 글의 서두에서 그간의 니체에 대한 평가에 불만을 표시한다. 니체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렸다는 것.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적이자 서양 제국주의와 파시즘의 이데올로그로 간주되었던 그가 이제는 일부 급진좌파에 의해서 관료주의에 대한 저항과 함께 차이와 다원성에 대한 존중을 설파하는 사상가로 간주되고 있다"고 그 표변함을 지적한다.


그러나 반동된 최근의 니체 이해도 레만에 따르면 문제가 많다. 그는 '포스트모던적 좌익 니체주의'에서 엘리트주의적인 사상가인 니체를 다원성과 차이의 존중을 설파하는 철학자로 보는 최근의 니체 이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이러한 비판적 검토는 레만이 이러한 새로운 니체 이해가 주로 들뢰즈와 푸코에 의해서 형성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결국 들뢰즈와 푸코의 니체 수용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된다고 보고 있다.


박 교수의 서평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들뢰즈는 그의 '니체와 철학' 등의 책에서 니체 철학에 의거 변증법을 비판해왔다. 그러나 들뢰즈의 변증법 비판에 대해서 레만은 들뢰즈가 헤겔의 사변적인 변증법을 변증법 자체와 동일시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들뢰즈가 부정, 대립 그리고 모순이라는 변증법의 사변적 원리에 대해서 그에 못지않은 사변적인 원리인 차이의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대립관계를 단순한 차이로 보는 것은 사회적인 현실에서는 다양한 차이들이 사실상 서로 간의 적대적인 대립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게 레만의 생각. 초기의 니체가 변증법을 비판한 것은, "변증법이 귀족주의적 지배에 대한 민중들의 원한감정의 일종인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었고, 사실 니체는 헤겔의 변증법적 사유방법을 나름대로 수용하고도 있는데 이는 '도덕의 계보' 3부에서 범례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


니체를 다원주의자로 보는 들뢰즈의 해석은 후기 니체의 관점주의가 갖는 신분차별적 성격을 무시하고 있다고 레만은 본다. 들뢰즈는 자신의 ‘차이’ 개념을 니체의 ‘거리의 파토스’에서 끄집어내는데, 니체에게는 신분적으로 고귀한 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 사이의 간격을 나타내는 이 개념이, 들뢰즈에게 오면 생을 긍정하는 능동적인 힘들을 수동적이고 생을 부정하는 힘들로부터 구별하는 ‘차이’로 변형된다는 관찰이 이어진다. 니체에서는 정치적인 위계질서를 정당화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개념이 그러한 정치적 성격을 상실하게 된 것이다.


스피노자와 니체 사이에 연속선을 긋는 들뢰즈는 후기 니체가 스피노자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분명히 취했다는 점도 무시한다. 들뢰즈는 과연 니체를 제대로 읽었는가. 레만은 들뢰즈 자신은 물론이고 하버마스와 같은 비판가들마저도 들뢰즈의 해석이 옳다고 본다는 점에 놀라움을 표한다.


그 다음은 푸코다. 레만은 푸코처럼 자신을 권력과 주체에 대한 급진적 비판가로서 이해하는 사상가가 후기의 니체처럼 가장 철저하게 권력과 지배를 긍정하는 사상가를 거듭 원용한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라는 문제의식 아래 푸코를 살펴본다. 푸코는 니체사상을 텍스트에 충실하게 해독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는 게 레만의 기본적 입장.


니체는 ‘인류’라는 개념이 초인들의 육성에 방해가 되는 평등을 상정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것을 거부하는 반면에, 푸코에서는 인간에 대한 니체의 이러한 거부가 마르크스의 소외와 프로이트의 무의식 개념을 극복해야만 하는 반-인간학(Anti-Anthropologie)으로 변용되고 있다. 아울러 푸코에서는 니체의 영원회귀사상이 갖는 종교적 성격도 무시된다. 니체의 ‘초인개념’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니체에서 초인이 갖는 정치적 성격, 즉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지배자로서의 성격’이 무시되고 있다.


레만은 푸코가 모든 것이 권력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보는 일종의 권력 환원주의에 떨어지게 되며 구체적인 사회적 실천과 투쟁을 고려하지 않게 된다고 보고 있다.


4부에서는 현대사회를 관찰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푸코의 기념비적인 저서인 '감시와 처벌'을 검토하고 있다. 푸코가 주장하는 신-니체주의적인 이론이 푸코가 역사를 파악하는 데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가 볼 때 푸코는 한편으로 복종과 주체구성의 공간적·시간적 구조들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사회사에 대한 연구를 확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적인 자료들을 지니치게 이념형적으로 구별함으로써 분석의 섬세함에서는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푸코는 경제적인 이익의 획득을 주요한 목표로 삼는 형벌체계들과 교화를 주요한 목표로 삼는 형벌체계들을 구별하지 않고 있으며 민주주의를 통해서 개혁된 감금방식과 나치체제 하에서의 감금방식을 구별하고 있지 않다. 더 나아가 푸코는 감방과 일반적인 규율사회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니체는 형벌체계의 역사적인 전개를 신체에 대한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폭력(고문)에서 주체에 대한 정교하면서도 완화된 지배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는데, 이러한 시각을 푸코가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푸코가 형벌체계들이 갖는 차이들과 형벌과 일반적인 사회적 규율이 갖는 본질적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푸코는 형벌체계를 자본주의 각 시기의 특성과 연관해서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분석에 입각하여 레만은 포스트모던적 니체주의는 사회에 대한 넓은 의미의 비판이론과 사회과학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볼 때 해롭게 작용했다고 본다. 사회를 전복시키겠다는 제스춰만 취할 뿐 그때그때의 사회구조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분석도 변혁의 방안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쟁과 전쟁기계라는 들뢰즈 특유의 은유는 들뢰즈의 난해하기 그지없는 秘敎적인 철학적인 담론에 게릴라 전쟁이라는 혁명적인 색채를 부여하고 있다고 레만은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실속 없는 과격함이 치르는 대가는 "좌익으로도, 우익으로도 기울 수 있는 정치의 모순적 미학화"라고 보고 있다.


레만은 포스트모던적인 니체해석이 갖는 문헌학적인 문제성과 이론적인 약점들이 대부분의 이차문헌들에 의해서 무시되거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다.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염두에 두고 읽을 때 그들의 생산적 통찰도 살릴 수 있다고 본다.


여기까지가 레만의 주장에서 뼈대를 골라놓은 것이고 서평의 말미에서 박찬국 교수는 레만의 비판에 대해서 논평을 가하고 있다. 우선 "니체 사상의 엘리트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인 성격은 레만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의 후기사상에서만 강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니체의 사유도정 전체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동의한다.


그러나 박 교수는 "니체는 레만과는 전혀 달리 유토피아를 열망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러한 유토피아에 대한 열정을 비판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한다. 니체는 인간사회에서 집단들 및 개인들 간의 대립과 갈등 그리고 고통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따라서 니체는 이러한 대립과 갈등을 레만이나 들뢰즈나 푸코처럼 차이에 대한 존중이 지배하는 사회를 건설하는 것을 통해서 제거하려 하지 않는다. 레만도 니체 자신의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는 지적에 오면 이 서평이 얼마나 잘 씌어진 것인지에 대해 감탄하게 된다.


아무튼 박 교수는 레만의 비판은 마르크스적인 사회분석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는 입장에서 들뢰즈와 푸코의 니체해석에 대해서 가해질 수 있는 비판의 형태를 전형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그 의의를 평가한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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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그송 강좌
지난 일요일 조정환 선생님의 베르그송 강좌로 '들뢰즈 철학 시작하기-베르그송 편'을 마쳤습니다. 조정환 선생님은 하트의 글을 도표로 준비해 오셔서 강의를 하셨는데, 그 간 세미나 했던 내용을 총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들뢰즈의 잠재성과 현실성의 대한 강좌 내용은 ‘심화학습’이었고요. 개인적으로 베르그송의 시간론에 대해 질문을 드리려고 했지만 시간론은 별도의 강좌를 잡아서 해야 할 정도로 내용이 많은 만큼 추후 다른 강좌를 통해 들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니면 별도의 강좌를 기획해야 겠지요. 후후. ^-^

세미나 ‘니체 편’ 그리고 특강!
이후 1월 12일(토)과 19일(토) 오후 2시30분-5시까지는 《들뢰즈 사상의 진화》의 <2장 니체의 윤리학: 내활적 역량에서 긍정의 윤리학으로> 세미나를 2회 진행합니다. 1월 12일에는 105-135쪽까지 읽어 오시면 됩니다. 2회 세미나를 마치고 1월 26일(토) 3시-5시까지는 《들뢰즈 사상의 분화》(그린비, 2007)에 1부 두 번째 글 <들뢰즈와 니체 : ‘가면’의 철학>을 쓰신 한정헌 선생님의 강좌가 준비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강좌는 ‘다지원 특강’으로 특강회비 15,000원을 내셔야 합니다.)

  

참고할 도서들
제가《들뢰즈 사상의 진화》와 더불어서 함께 읽으려고 계획하고 있는 책들이 있습니다.(계획만...... ^0^) 우선은 들뢰즈의《니체와 철학》(민음사, 2001)입니다. 세미나 교재에서 계속 인용되는 책일 뿐만 아니라 니체에 관한 들뢰즈의 주저입니다. 이 책과 함께 최근에 번역된 들뢰즈의《들뢰즈의 니체》(철학과현실사, 2007)도 중요하게 참고할 책입니다. 특히 《들뢰즈의 니체》는 들뢰즈가 니체를 이해하기 위해 니체의 주요 저작을 인용해 두었기 때문에 들뢰즈-니체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은 들뢰즈가 베르그송의 주요 문장을 모아 놓은 것을 번역하고 옮긴이가 좀더 내용을 추가한 《베르그송의 생명과 정신의 형이상학》(서광사, 2001)과 흡사한 역할을 하는 책입니다.)

    


이 다음에는 진은영 선생님의《니체, 영원회귀와 차이의 철학》(그린비, 2007)입니다. 하트의 해석과 비교하며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이미 이 책들만으로도 읽을 것은 많지만 한 개의 논문을 더 소개하겠습니다.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이학사, 2007)에 실린 <권력의지와 영원회귀에 대한 결론>입니다. 분량은 짧지만 들뢰즈의 강력한 포스(!)를 느낄 수 있겠지요? ^^

  


위의 책들을 이번 세미나 기간 동안 다 소화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세미나를 하고 추후에 읽는다면 좀 더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베르그송 세미나 이후 《물질과 기억》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아마 세미나를 하지 않았다면 완전 헤맸을지도 모를 문장을 조금씩 이해하며 읽고 있습니다. 세미나 덕을 보고 있지요 ^^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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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다중지성의 정원(다지원)에서 공부하고 살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강좌에는 <『들뢰즈 사상의 진화』로 들뢰즈 철학 시작하기>라는 [강좌+세미나] 형식을 수강합니다. 좀 더 자세한 강좌 소개와 이 세미나를 시작/준비하며 제가 쓴 글을 아래에 올려둡니다. 들뢰즈 철학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 세미나를 같이 못하셔도 특강은 특강회비 15,000원을 내시면 들을 수 있으니 오셔도 됩니다. ~

신청은 http://daziwon.ohpy.com

『들뢰즈 사상의 진화』로 들뢰즈 철학 시작하기

개강: 2007년 12월 22일
시간: 토요일 오후 3:00 ~ 5:00 (특강 3회, 세미나 6회)

강사: 조정환, 한정헌, 박기순

수강회비: 65,000원
강의실: 402호

강의개요
이 [강좌+세미나]는 들뢰즈의 철학을 공부하고 싶지만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기획되었다. 『들뢰즈 사상의 진화』1부는 들뢰즈가 초기에 연구한 베르그송, 니체, 스피노자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 초기 저술들에서 우리는 들뢰즈 사상의 "전 궤적에 이바지할 기술적인 어휘와 개념적 기반"을 만날 수 있다. 이 기획은 참여자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세미나와 강좌를 병해하여 진행될 것이다.

강의일정
1주  세미나: 베르그송 ①
2주  세미나: 베르그송 ②
3주  특강: 베르그송 (조정환) (08년 1월 5일)

4주  세미나: 니체 ①
5주  세미나: 니체 ②
6주  특강: 니체 (한정헌) (08년 1월 26일)

7주  세미나: 스피노자 ①
8주  세미나: 스피노자 ②
9주  특강: 스피노자 (박기순) (08년 2월 23일)

참고문헌
마이클 하트,『들뢰즈 사상의 진화』, 갈무리, 2004.

강사경력
조정환 : 다중네트워크센터 공동대표. 『아우또노미아』저자, 『들뢰즈 맑스주의』등을 옮김
한정헌 :『들뢰즈 사상의 분화』공저자, 현재 『들뢰즈-니체주의』를 집필중.
박기순 : 들뢰즈의『스피노자의 철학』역자.

*특강 날짜는 강사분들의 사정으로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필독] '들뢰즈 철학 시작하기'를 신청하신 분들께.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들뢰즈 사상의 진화』로 들뢰즈 철학 시작하기”(‘들뢰즈 철학 시작하기’) 강좌+세미나를 제안했던 우공uGonG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들뢰즈 철학 시작하기’를 제안한 이유는 들뢰즈 철학을 공부하고 싶지만 그 출입문을 찾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들을 위해서 였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공부하는 ‘세미나’에 공부하다 생긴 의문점들도 풀고, 새로운 사유도 얻을 수 있는 ‘강좌’를 결합한 형식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들뢰즈 철학 시작하기’는 두 번의 세미나, 한 번의 강좌가 세 텀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Gilles Deleuze

『들뢰즈 사상의 진화』는 마이클 하트가 들뢰즈의 ‘철학사상’(책의 1부에 해당함)과 ‘사회사상’(책의 2부에 해당함)을 ‘들뢰즈 사상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일관적으로 서술한 책입니다. 물론 하트가 말하듯이 들뢰즈의 철학사상과 사회사상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이번 ‘들뢰즈 철학 시작하기’는 ‘철학사상’에 해당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공부합니다. 들뢰즈가 걸었던 길, 즉 베르그송-니체-스피노자라는 ‘길’을 따라서 말이죠.

첫 세미나는 12월 22일 토요일 오후 3시입니다. 참석을 공식적으로 신청하셨거나 혹은 마음속으로만 결정하신 분들은(아, 마음속으로 결정하신 분들도 다지원 게시판에 신청한다는 글을 남겨 주세염^^) 첫 세미나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세미나 방식은 열려 있으므로 첫 날 모임에서 좀 더 많은 아이디어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불멸’(?)의 원칙은 『들뢰즈 사상의 진화』를 읽어 오셔야 한다는 것입니다.(두둥!) 두 번의 베르그송 세미나 중 첫 번째 세미나에는 「1장 베르그송의 존재론: 존재의 긍정적 운동」의 ‘2. 질에서 양으로의 이행에 있어서의 다양체’(75쪽)까지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세미나의 주제가 베르그송이기는 하지만 『들뢰즈 사상의 진화』의 「서론: 헤겔과 포스트구조주의의 기반들」과 「예비적 논평: 초기의 들뢰즈-몇 가지 방법론적 원리들」도 읽어오면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서론」은 이 책 전체를 횡단하는 초점을 이야기하며, 「예비적 논평」은 들뢰즈를 읽기 위한 태도 중 한 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주 매력적인 소개지요.

그리고 제가 베르그송 세미나를 준비하며 읽고 있는 글들도 소개하겠습니다.
우선 제가 최근 읽고 있는 책은 『물질과 기억, 시간의 지층을 탐험하는 이미지와 기억의 미학』(황수영 지음, 그린비, 2006) 중 「1장 베르그손 그리고 『물질과 기억』」입니다. 베르그송의 『물질과 기억』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는 하지만, 베르그송이 살았던 시대와 이론에 대한 배경 지식이 쉽고 재미있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들뢰즈 지음, 이학사, 2007) 중 「베르그손, 1859~1941」과 「베르그손에게 있어서의 차이의 개념」입니다. 「베르그손에게 있어서의 차이의 개념」은 하트가 『들뢰즈 사상의 진화』에서 베르그송의 차이의 개념을 말할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논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들뢰즈 지음, 문학과지성사, 1996)가 있습니다. (사실 세미나 전까지 이 책을 읽을 자신은 없습니다만, 쩝-_-;;) 들뢰즈의 베르그송하면 번쩍! 떠오르는 책이 아마 이 책일 것입니다. 물론 하트도 이 책 엄청 많이 인용합니다. 당연하지만 말입니다. ^^

         

이 밖에도 추천하실 책, 논문, 글 등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마구마구 환영입니다. 그리고 세미나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들도 제안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22일까지 보름 정도 남았는데요. 그 때까지 열심히 책을 읽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우공이었습니다. 휘리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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